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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칼럼] 겉과 속이 다른 사과
  • 강미숙 기자
  • 승인 2025.04.14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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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향숙 교수

건강한 식습관 중 매일 아침마다 잊지 않고 사과를 먹고 있다. 박스단위로 구입하다 보니 맛있는 것도 있지만 사실 맛없는 것도 있다. 워낙 과일을 좋아해서 많이 사 먹는 편인데 한알의 과일이 우리에게 오기까지 농부들의 노고와 자연•시간의 힘에 의해서 탄생된 진리이자 결과물이라 생각하니, 먹기 전 항상 감사한 마음을 표현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통과정에서 위에는 맛있고 멀쩡한데 아래에는 위에 있는 것보다 크기도 작고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들이 있다. 가까운 마트에서 사든, 온라인으로 구매하든, 소비자 입장에서 왜 이렇게밖에 할 수 없나 싶은 생각이 들어 실망스러울 때가 많다.

예전, 본지에 '복숭아의 배신'이라는 주제로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오늘 아침에는 복숭아만큼이나 좋아하는 사과에 배신감을 느끼게 되었다. 박스째 구입한 사과박스에서 항상 그날 남아있는 것 중 가장 맛있게 생긴 것을 골라서 먹고 있다. 어떤 이들은 맛있는 것은 아껴놓았다가 나중에 먹는다는데, 나의 경우는 맛있을 때 먹어야 한다는 식 철학(?)이 있다. 그렇게 오늘도 남아있는 사과 중 가장 맛나게 생긴 것을 골라 정성스럽게 3차례 씻고 깨끗하게 해서 쪼개었는데, 이런... 속이 썩어서 못먹게 되었다. 한치의 미련도 없이 과감하게 버렸다. 음식쓰레기통에...

속썪은 과일을 사람에 비유한 적이 있다. 겉보기 멀쩡해도 정체성이 불투명하거나 평소 말하는 것과 겪어보니 너무 다른 사람,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 남의 말을 할 때는 세상에 없는 정의로움으로 힘주어 말하지만 정작 본인의 사생활은 검은 천으로 드리워진, 내면의 결핍을 외면의 화려함으로 가리고자 하는 사람 등, 이제는 과일이든 사람에 대한 실망감이든 경험치가 반복될수록 무던해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특히 친구라고 생각했던 경우, 위기 상황에서 여실히 드러나는 인간성에 대한 실망감은 썪은 사과 버리듯 포기해야 한다. 모든 일이나 관계에는 '총량의 법칙'이 존재하듯 인연과 이해관계에 의해 모인 사람과는 끝나는 시점이 있지 않을까? 그럼에도 속 썪은 사과처럼 뒤끝이 좋지 않은 인연은 안타까움이 있게 마련이지만 포기해야 한다.

이제는 보기와 다르게 맛나고, 보이는 만큼이라도 맛난 과일을 만나면 좋겠다. 사람도...

-강향숙 (교수.간호학 박사)

#황악신문 #교수컬럼

강미숙 기자  hwangak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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