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처럼, 어디서든 어울릴 수 있는 모델이 되고 싶어요”

“전생에 기녀였을까요? 무대에 서면 심장이 뜁니다.”

박정화 시니어모델/황악신문

-자기 소개

박정화(52.여)는 경남 밀양에서 태어났다. 2남2녀 중 장녀로 시골의 평범한 농부인 부모 슬하에 보수적인 환경에서 자랐다. 지금은 누룽지 제조업을 하고 있다. 딸 하나와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아들은 서울에서 연극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화도 한 편 찍었다.

박정화 시니어모델/황악신문

-시니어 모델에 입문한 계기는

아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우연히 찾은 서울 시니어 모델 오디션에서 합격 통보를 받고 전혀 다른 인생의 문을 열게 된다.

“아들과 함께 오디션을 보러 간 게 시작이었어요. ‘설마 붙겠어?’ 했는데 ‘괜찮다, 살만 조금 빼자’는 심사평에 무대에 서기 시작했죠.”

서울에서 활동을 시작했지만,거리도 멀고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대구의 한 모델 협회에서 본격적인 수업을 받았고, 이후 다양한 무대에서 실전을 쌓으며 활동중이다.

박정화 시니어 모델/황악신문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공정함에 감동, 진정성에 눈물”

지난해 김천에서 개최된 제1회 '경북시니어모델 선발대회'는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그냥 연습 삼아 참가했어요. 참가비도 없고, 무대에 서보고 싶었을 뿐이었죠.” 하지만 무대 위에서 보여준 진심은 통했고, 박정화 씨는 지역 주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는 “심사의 공정함, 진정성이 저를 울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무대가 그랬던 것은 아니다. 부산의 한 대회에서는 심사과정 중 누군가를 지목하며 미리 결과를 조율하는 듯한 모습을 보고 큰 실망을 겪었다. “그날 이후 무대에 서는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그녀는 며칠 전 청주에서 열린 2025 미스.미시즈 투어리즘 퀸 인터내셔널 한국대회에서도 세미위너라는 큰 상을 수상했다.

-시니어 모델은 인생에서 어떤 의미인가?

“내면의 나에게 이런 모습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속된 표현으로 광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진짜 광대처럼 어떤 무대에서도 어울리는 그런 시니어모델이 되고 싶어요. 제 인생에서 전생이 있다면 기녀가 아니었을까요? 전생에서도 시니어모델이었을거 같고 정말 좋습니다. 천직인거 같습니다. 런웨이 무대에 서면 골프 초보자들이 잔디에 설때 설레는 것과 같습니다.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랄까 벅차기도 하고 또 다른 내 안의 나를 만나는 것 같습니다.”

박정화 시니어모델/황악신문

-향후 계획은

최근 김해 소재 모 대학 시니어모델학과에 입학한 박 씨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 교육을 통해 커리어를 다져가고 있다. “기회가 되면 편입해서 더 깊은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열심히 필드에서 몸으로 익혀야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기 때문에 무대 경험을 열심히 쌓아서 좋은 작품을 많이 하고 싶습니다. 좋은 선생님들과도 함께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여건이 되면 가르치는 일도 해보고 싶구요”

박 씨는 언젠가 고향인 밀양에 시니어모델협회를 설립하고, 지역 여성들에게 무대 경험을 나눠주고 싶다는 포부도 품고 있다. “누구든 설 수 있는 무대가 있길 바래요”

자기관리는 어떻게 하나...“모델은 단순히 걷는 사람이 아니에요”

박정화 시니어모델/황악신문

시니어 모델이 된 이후 그녀는 좋아하는 술도 절제하고, 집에서 할 수 있는 1일1팩 등 외모 관리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워킹 자체가 운동이에요. 단전에 힘을 주고 걷는 것만으로도 몸이 달라져요.”

그녀는 시니어 모델을 “깊이를 갖춘 예술가”라고 정의한다. 무대 위에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유연함, 그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기쁨이 진정한 매력이라 말한다.

“도전 없이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박정화 씨는 시니어모델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꿈에 미치세요. 현실이 아무리 힘들어도, 꿈에 몰입하면 버틸 수 있어요. 인생의 좋은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믿고 살아가면 됩니다.”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시간과 때는 자기가 만드는 것이지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먹을 때 시작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정화 시니어모델/황악신문

오늘도 그녀는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무대 위에서 가장 '나다운 순간'을 살아가기 위해, 시니어 모델 박정화는 내일을 향해 당당히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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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업 대표기자  hwangak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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