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뱀 이미지

2025년은 을사(乙巳)년이다. 을(乙)은 오행상 나무(木)로 분류하고, 색(色)으로는 청(靑)색이므로 을사년은 ‘푸른 뱀(청사:靑巳)’의 해인 셈이다.

흔히 연말(年末)이면 지난해를 되돌아보면서 새해를 꿈꾼다. 그러나 지난 2024년 갑진(甲辰)년과 올해 2025년 을사(乙巳)년의 이음새는 그리 녹녹치 않다. 계엄과 탄핵, 그리고 무안 비행장 사고 때문이다. 모든 흐름이 급하게 멈추어 서면서 관계들이 단절되고, 많은 생명이 순식간에 형체 없이 사라졌다. 필자는 계엄으로 다칠 생명이 비행사고로 이어진 느낌이 든다.

크게 숨을 고르면서 한발 물러서서 전체를 조망해본다. 사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그동안 숨겨져 있었던 다양한 사건들이 드러나고 조명되면서 예리한 논평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카멜레온 같은 인간성과 파노라마처럼 변모하는 인간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비춰지고 있다. 놀라움의 연속이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이들이 우리나라의 현재와 미래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한 해의 시작점에서 간략하게나마 정리해봄도 필요하리라.

필자가 보기에는 그동안 서로 마주보고 있었던 좌와 우, 위와 아래, 앞과 뒤, 안과 밖 등등의 문제들이 점점 더 세밀하게, 극적으로 노출되면서, 옳고 그름, 진실과 거짓 등의 여과 과정 없이 SNS를 통해 날것으로 확산, 공유되고 있다.

겉으로는 맑은 듯 하지만 그 깊은 물밑에 오랫동안 가라앉아 있었던 부패한 찌꺼기들이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 물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아마도 지난 세월 동안 이런 저런 핑계로 미루어 왔던 정화와 치유의 과정이 지금 필요하기 때문이리라.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필자의 견해로는 이러한 진행들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처럼 느껴진다. 따라서 필요한 시점이 되면 누구나의 가슴에 잠자고 있는 양심, 즉 ‘하늘’이 응집되어 나타나리라 본다. 몇해 전 필자는 이 지면을 통해 증산, 나철, 탄허 등의 선현들이 예견하신 한국의 밝은 미래를 요약한 적이 있다.

2025년 1월1일 일출

‘해뜨기 전에 제일 춥다네.’ 이른 아침 산책길에서 한 어르신이 툭 던지신 말씀이 마음에 닿는다. 그렇다. 옛 이야기에도 ‘닭이 울기 직전에 귀신의 장난질이 가장 심하지 아니한가.’

사실 근대사 속 을사년에 대한 기억은 별로 유쾌하지 않다. 1905년 을사늑약의 을사오적에 이어, 1907년의 정미칠적, 1910년 경술국적 8명의 활약(?)으로 나라가 송두리째 일제의 손아귀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방 후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고자 구성된 반민특위가 공산세력으로 몰려 해체됨으로서 아직도 긴 그림자가 사회 곳곳에 깊게 드리워져 있다. 그러나 지금도 역사는 기록되고 있다. 후손들은 이를 엄중하게 평가할 것이다. 아, 두렵지 아니한가.

필자의 개인적인 소망이다. 진사(辰巳)년에 ‘복본(復本)’과 영적 혁명(Spiritual Revolution), 그리고 새천년의 대한민국을 위한 기틀이 드러나기를 빈다.

필자의 고향에서도 지난 연말에 촌장이 물러났고, 올해 4월에 새로운 촌장을 세운다고 한다. 판박이 같지 아니한가.

기도한다.

‘모두가 미움과 위험에서 벗어나

행복한 마음으로 자신과 주변을 돌볼 수 있기를...

一用 강창우 (다물上古史硏究會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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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우 편집고문  1s3ssf@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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